여행의 설렘은 상상에서 시작된다
여행을 떠나는 일은 언제나 가슴 뛰는 순간이다.
한 번의 여행이 끝나기도 전에 다음 목적지를 상상하며 짐을 싸는 일은 여행자라면 누구나 경험하는 설렘이다.
그 상상은 새로운 여정의 씨앗이 되고,
끝맺음의 아쉬움을 달래주는 조용한 위로가 되어준다.
나에게 이번 여행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오랜 동경의 실현이었다.
미국이라는 나라, 광활한 대륙을 자유롭게 여행해보겠다는 꿈이 마침내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미국을 향한 오래된 마음속 갈망
미국은 나에게 특별한 공간이었다. 유럽처럼 고풍스럽지는 않지만, 자유와 에너지가 공존하는 땅.
그리고 무엇보다 비교적 안전하게 혼자 여행할 수 있다는 점은
이번 여행을 결심하게 만든 중요한 이유였다.
그 첫 만남은 1988년 시카고 출장에서였다.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해, 당시 해외여행은 지금처럼 흔하지 않았고,
시카고의 도심과 거리, 그리고 사람들은 나에게 큰 문화적 충격과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잊지 못할 풍경, 스프링필드와 프레리 평원
출장 중 다녀온 일리노이주의 스프링필드는 특히 기억에 남는다.
링컨 대통령의 젊은 시절이 녹아 있는 그곳은 단순한 도시가 아닌 역사 여행의 통로였다.
시카고에서 66번 국도를 따라 내려간 그 길은 시간의 강을 따라가는 기분이었다.
돌아오는 길에 들른 농촌 마을에서, 검고 비옥한 프레리 대평원의 흙을 보며 나는 말 그대로 충격을 받았다.
우리나라 농촌과는 비교할 수 없는 자연의 스케일과 풍요로움이 가슴 깊이 각인되었다.
기다림 끝에 다시 시작된 여정
직장을 떠난 후, 나는 아내와 함께 미국의 여러 주를 여행하며 미뤄두었던 꿈을 하나씩 실현해갔다.
하와이를 제외한 거의 모든 주를 밟았고,
렌터카로 동서 횡단과 남북 횡단을 나눠가며 미국의 넓이를 온몸으로 느꼈다.
하지만 그렇게 완성되지 않은 여정은 늘 남겨져 있었고,
나는 언젠가 다시 혼자 그 길을 걸어야겠다고 생각해왔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모든 여행이 멈췄던 시간,
다시 하늘길이 열리자마자 나는 짐을 꾸리기 시작했다.
아내는 가족을 돌보느라 함께할 수 없었고, 나는 더는 미룰 수 없다는 결심으로 조용히 출발했다.
혼자 떠난 여행, 스스로를 마주하는 시간
이번 여행은 단순한 자유여행이 아니었다. 과거의 기억과 마주하고,
새로운 장소를 통해 스스로를 위로하는 깊은 여정이었다.
혼자였기에 마주할 수 있었던 고요한 정적,
혼자였기에 더 선명하게 다가온 자연과 도시의 풍경은 내 마음속에 조용히 자리 잡았다.
매 순간 나를 바라보고, 돌아보며 걷는 길 위에서 나는 또 하나의 자신과 마주하고 있었다.
시간과 기억을 담는 여행자의 기록
이번 미국 동부 자유여행은 과거의 기억을 현재의 시선으로 재구성하는 일이었다.
여행은 결코 특별한 사람들만의 것이 아니다.
다만, 용기를 내어 첫 걸음을 내딛은 평범한 이들의 일상 탈출일 뿐이다.
이 여행의 기록은 앞으로 또 다른 여행자에게 계획이 되고, 위로가 되며,
언젠가 다시 떠날 나에게도 또 하나의 지도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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