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도착, 그리고 미국 여행의 첫걸음 – 렌터카 인수부터 자전거 구매까지
지구상에서 어복을 가장 풍부하게 누리고 있는 나라, 미국.
그 땅에는 유럽인들이 건너오기 전부터 오랜 세월을 살아온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아메리칸 인디언, 혹은 원주민이라 불리는 이들이다.
사실 그들 역시 먼 옛날, 베링해를 건너온 동북아시아계 인종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기원과 관련해 우리는 더 먼 과거로 눈을 돌리게 된다.
태초에 아담과 이브가 지상의 낙원에서 누렸던 삶이란 과연 어떤 것이었을까?
아무 부족함도 없던 그 환경에서, 둘은 도대체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냈을까?
정답은 없지만, 상상해 본다.
그들도 아마 여행을 했을지 모른다.
움직임을 통해 에너지를 소비하고, 그 과정에서 삶의 노폐물을 배출하며
심신의 균형을 찾으려 하지 않았을까.
이렇듯 자연의 다양성을 고루 갖춘 미국 땅 위에서,
한때 그 자연과 공존하던 인디언을 떠올리는 일은
어쩌면 여행자에게 필요한 감정의 스위치일지도 모른다.
늦은 도착, 그리고 하루 늦춘 렌터카 인수
애틀랜타 공항에 도착한 시각은 밤 9시.
늦은 시각이라 바로 렌터카를 인수하지 못하고,
숙소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 날 아침에 차량을 받기로 계획했다.
미리 한국에서 공유앱을 통해 닛산의 패스파인더를 예약해 두었지만,
실제로 차량을 제대로 인수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시차 탓인지 새벽 3시 무렵 눈이 떠졌다.
다시 잠을 청해봤지만, 전혀 잠들 수 없었다.
두 번 연속 시차를 겪은 탓인지, 어젯밤 식사를 거른 탓인지
몸은 무겁고 머리는 멍했다.
이른 아침, 숙소 인근을 가볍게 산책하던 중
맥도날드와 버거킹 간판이 눈에 띄어 들어갔지만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드라이브스루만 운영 중이었고, 주문도 앱으로만 가능했다.
햄버거 하나 사 먹겠다고 간 것이 도리어 헛걸음이 되고 말았다.
담담하게 주변 주유소 편의점에서 간단히 요기를 해결하고
렌터카 인수를 위해 준비했다.
호텔 프런트에서 셔틀 시간을 확인하고,
국내선 터미널 근처 렌터카 센터로 가는 셔틀을 탑승했다.
공항에서 렌터카를 받을 경우, 국제선 청사가 아닌
국내선 쪽으로 가야 하니 주의가 필요하다.
셔틀에는 나 혼자뿐이라, 운전기사에게 부탁해
렌터카 회사 앞까지 바로 데려다 줄 수 있는지 물었고
약간의 팁을 건네며 바로 이동할 수 있었다.
운전기사는 신체장애가 있음에도 정확한 운전 실력을 보였다.
끝이 안 보이는 대기줄과, 포기의 미학
렌터카 센터에 도착하니 이른 오전 9시임에도
이미 대기줄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애틀랜타가 미국 최대의 항공 허브 중 하나라는 사실을
이날 실감하게 되었다.
한참을 기다리며 들었던 생각은,
‘이렇게 오래 기다리면서도 다들 왜 이렇게 여유롭지?’였다.
그들은 내게 말없이 “이게 미국식”이라 답해주는 듯했다.
회원 우선 처리 시스템이 있어도
나는 일반 고객이었기에 줄을 설 수밖에 없었다.
2시간을 기다린 끝에 수속을 밟았지만
예약한 차량은 받을 수 없었다.
포드 익스플로러로 대체되었고,
더 기다리는 것은 무의미해 보여 그냥 수용했다.
식사, 장보기, 자전거까지… 정신없이 흘러간 하루
차를 받은 후, 우선 네비게이션과 인터넷 연결 문제를 확인했다.
한국에서 준비해 간 휴대용 네비는 미국 지도 호환이 미흡했고,
모바일 핫스팟과 블루투스 테더링도 고르지 않았다.
공백을 메우기 위해 기기 설정과 매뉴얼 확인이 필요했지만
정신이 흐릿해 미뤄두기로 했다.
맥도날드에서 햄버거 하나로 점심을 대신한 뒤
월마트에 들러 여행용품과 생필품을 구매했다.
자전거도 함께 구매했다.
이 자전거는 단순한 레저용이 아니라
해변이나 공원에서 산책을 도와줄 이동 수단으로 생각하고 샀다.
24인치 산악용 자전거를 약 148불에 구입했는데
조금만 더 컸더라면 차 트렁크에 안 들어갈 뻔했다.
저녁에는 H마트에서 한국식 밑반찬과 식재료를 구입하고
숙소에 돌아와 밥을 지으려 했는데
문제가 발생했다.
한국에서 가져온 220V 전기밥솥이
미국의 120V 전압과 달라, 밥 짓는 데 1시간 반이 걸렸다.
앞으로를 대비해 차량용 매트리스도 설치해 두었고,
그 사이 중학생 또래의 아이들이 다가와
등산화를 어디서 샀냐고 물었다.
피곤함에 웃으며 한국에서 샀다고만 답했지만,
조금은 뿌듯했다.
낙원은 어디에 있을까 – 미국 여행의 첫 느낌
이번 여정의 다음 목적지는 탐파지만,
하루 만에 이동할 수 있는 거리가 아니므로
중간중간 쉬어가기로 했다.
애틀랜타는 처음 도착한 도시지만
여유롭게 둘러보는 것은 귀국 직전에 하기로 마음먹었다.
아직 이 나라에 대해 단언하기는 이르다.
모든 것을 가진 나라, 미국.
정말 지상의 낙원이라 부를 수 있을까?
첫 인상만으로는 고개를 끄덕이기 어렵지만
그렇다고 부정할 수도 없다.
그저 마음속에 남은 여운만큼은,
인디언들의 땅에서 시작된 이 여행을
계속 지켜보며 스스로 답을 찾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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